
레보비르, 여러분들 말씀대로 써서는 안 되는 약일까요?
'레보비르' 과연 여러분들 말씀대로 써서는 안 되는 약일까요?
제가 처음 레보비르를 대한 것이 2007년 2월 1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간을 전공하시는 분이시라면 이 약을 상당히 기다리고 기다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1980년 중반부터 우리나라에서 B형 간염 치료제로써 인터페론이 들어와서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B형 간염이 완전히 잡힐 듯이 학계가 떠들썩했었었지요.
제가 1989년에 대학에서 B형 간염 환자에게 인터페론으로 치료할 당시에는 제일제당의 "알파페론"과 녹십자의 "그린알파"가 있었는데 품귀현상이 잦았고 6개월 치료 가격이 인터페론 값만 당시에 500만 원(당시 저의 전임강사 월급이 140만 원)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비쌌고 그 효과도 처음 생각과 달리 너무 낮았습니다. 그래서 1994년경 대한 내과학회에서 서울대 모 교수님께서 이제 B형 간염 치료에 인터페론 사용을 재고해봐야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바로 그때 미국에서 "3Tc"라는 에이즈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약이 B형 간염 환자에게 의외로 좋은 효과를 가져왔었다는 보고가 있은 이후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부자들과 정치계 인사들이 앞다투어 그 약을 구하고자 난리를 쳤었습니다. 그리고 1997년에 우리나라에서도 대학병원에서 임상검사를 시작으로 제픽스(3Tc의 제품 이름)가 B형 간염 환자에게 정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 당시 아산병원의 모 교수님과 토마스 제퍼슨 대학의 모 여선생님께서 전국을 투어 하시면서 강의하셨지요." B형 간염 모두 다 나을 수 있다고.
하지만 서울대의 일부 교수님들과 면역학을 전공하신 교수님들은 과거 인터페론 치료에서 얻은 교훈도 있었고, 또 제픽스와 같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장기간 치료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성 문제 때문에 처음 "Start" 하기는 쉬워도 "Stop"하기가 어려운 약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간파하였기에 환자에게 단독으로 쓰기에는 또 제픽스 내성이 생겼을 때 쓸 수 있는 약이 그 당시 없었던 관계로 제픽스 사용을 꺼려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그런 일부 교수님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대다수의 의과대학 교수님들과 개원의 선생님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B형 간염 환자를 외래에서 간단하게 치료하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제픽스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B형 간염 환자는 사실 대학병원에서만 관리하던 그런 병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인터페론이라는 주사의 특성이 있었고 또 인터페론 치료 전에 거의 모든 환자가 간 조직검사를 해서 치료 전 간염의 정도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를 파악하고 치료했었는데 제픽스가 나온 이후부터 간 조직검사는 하루아침에 어디로 날아가버리고 정말 의사면 아무나 제픽스로 치료하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1995년 "대한 간학회"가 처음으로 "대한 간 연구회"에서 명칭을 바꾸어 발족할 당시 저를 포함해서 전국적으로 간을 전공하는 내과 , 외과, 해부학과, 방사선과 교수님들이 100명도 안되었는데 제픽스를 쓰고 나서부터 2005년경 1000명이 훌쩍 넘어 이제는 저도 더 이상 누가 간 전문의인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픽스를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회사는 과거의 인터페론 회사처럼 의사와 환자 앞에 군림을 하는 꼴이 되었지요. 다른 교수님들은 어땠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과대광고는 그렇다 치고 외국에서 학회를 할 때 모든 B형 간염 치료에 최우선적으로 제픽스의 1, 2, 3, 4, 5년 성적을 발표하고 그 우수성에 박수를 보내고 그 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사실상 지금은 제픽스의 내성률이 정확히 1년에 20%씩 증가하여 3~5년 복용하면 거의 모든 환자들이 내성을 경험하고 다른 항바이러스제로 약을 변경하지만 그 당시는 내성률이 철저히 낮게 보고되었고 하지만 지금과 같이 헵세라가 발매되지 않은 상황에서 약을 끊을 수도 없는 그런 참담한 시절을 우리 간 전문의들이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2004년 헵세라가 나와서 제픽스 내성 환자에게 단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B형 간염 환자에게 처음으로 치료할 때는 제픽스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우리나라 의료보험 현실에서 제픽스보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고(당시 외국 학회지에서는 10배 이상) 내성률은 제픽스에 비해 낮다고 알려진 약이 곧 우리나라 제약회사에서 시판된다는데 어찌 우리 간 전문의들이 그 약을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2007년 2월 1일에 이 약이 시판되고, 이 약에 앞서 한 달 먼저 나온 바라클루드(2007년 1월 1일 자로 시판 시작) 0.5mg도 나왔습니다. 비로소 제픽스 이외에 선택권이 없었다가 이제는 의사들이 약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약이 늘어나게 되었지요. 사실 바라클루드는 외국 학회 보고에서도 B형 간염 초치료 약으로서 보다는 제픽스의 구원 약으로서 헵세라와 끊임없이 그 효과를 앞다투던 약이다 보니 항바이러스 효과의 우수성과 내성률이 거의 무시할 정도로 낮다는 사실을 우리 의사들이 잘 알고 있었지만 앞서 헵세라나 바라클루드가 없었던 시점에서 무작정 제픽스를 썼다가 내성이 생겨서 참담했었던 과거의 경험들이 있어 바라클루드와 헵세라의 후속약들이 개발되지 않은 현실에서 선뜻 바라클루드를 초치료로써 사용하기를 꺼려했었습니다.
레보비르는 시판 이후 다국적 기업인 헵세라의 GSK와 바라클루드의 BMS회사의 많은 견제가 있었음을 우리 의사들도 알고 환우 여러분들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의사들은... 다른 의사분들은 어떠신지 잘 모르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제픽스를 초치료로써 안 써서 좋았고 바라클루드는 앞서 말씀드린 그런 이유로 인해 좀 남겨두고 싶은 약이었기에 처음부터 쓰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레보비르는 안 써 본 약이지만 국내. 국외 학회지에서의 내용과 부광약품의 연구내용을 믿고 의사의 본분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이 약을 처방하였고 지금도 이 약에 효과를 보이는 환자에게는 지속적으로 처방하고 있습니다.
치료 도중 환자에게 이상 징후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부광약품 담당자를 통해 담당 이사진에게 보고하여 식약청에서 부작용의 향후 처리를 하도록 관여한 사실을 간 사랑 동우회 운영자분들도 잘 아십니다.
환우 여러분!
레보비르는 앞서 말한 근육염과 근무력증이라는 대표적인 부작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외에도 위염이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 약입니다. 하지만 부정한다고 해도 부정할 수 없는 레보비르만의 우수성도 있다고 봅니다. 제 환자 중에는 제픽스나 바라클루드 복용환자보다도 레보비르를 복용하고 e항원의 음전을 가져와 이 약을 더 이상 처방하지 않아도 된 환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근무력증 때문에 바라클루드로 약을 바꾼 환자분들도 많고요.
제가 오늘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욕을 먹을 각오를 하면서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현재 레보비르를 선택해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환우들 조차도 혹시나 본인이 일부 여러분들의 글을 보면서 정말 써서는 안 되는 약을 처방받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의사를 불신하고 치료를 거르치는 일이 있을까 싶어 노파심에서 이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환우 여러분들 중에 혹시라도 제가 부광약품과 조금이라도 연계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 싶어 말씀드리는데 간 사랑 동우회 운영자 중 윤모 선생은 잘았는데 부광의 레보비르 판매를 담당하는 이사분이 제일 싫어하는 의사는 바로 저구요. 다른 한 사람은 윤**씨입니다. 그리고 전국의 간 전문의 선생님들은 저를 평하기를 "B형 간염 치료할 때 간 조직검사 많이 하고 인터페론으로 먼저 치료하는 그 선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아무쪼록 의사들이 레보비르를 쓴다고 부광약품과 꼭 연계되었다는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환자에 딱 알맞은 약을 선택해서 의사 소신대로 치료할 수 있게 해 주시고 환자는 의사를 믿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레보비르의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환우분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앞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