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페론 치료로 완치 판정 후 담관암이 생긴 증례
C형 간염 환자에서 인터페론 치료로 완치 판정 2년 후에 담관암이 새로 생긴 증례
오늘 C형 간염 환우분들께 별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제 환자 중에 2008년 5월에 만성 C형 간염(2a형)으로 인터페론 6개월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고 금년 3월까지 6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해 오면서 한 번도 간 기능 검사와 C형 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재발의 징후가 없었던 63세 환자로서 전남 강진에 사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황달이 생겨 강진에서 새벽차로 저희 병원 외래를 며느님과 함께 찾아오셨습니다.
진찰을 해 본 결과 황달의 원인이 심상찮아 간초음파를 했습니다. 초음파 결과 간 좌우엽에 현저한 담관의 확장이 있어 이건 누가 봐도 담도가 막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막힌 원인은 십이지장 근처에 명확하지는 않지만 12x16mm 크기의 둥근 음영이 있어 결석은 아니고 암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지만 그렇다고 암이라고 단정 짓기는 조금은 조심스러운 병변이 관찰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에 오기 일주일 전에 환자분이 명치 부위가 매우 답답하고 뭔가 막혀 있는 느낌이 있어 전남 강진에서 초음파와 내시경을 했는데 내시경상 조기 위암이 의심된다고 조직검사를 했었다고 합니다. 초음파상에는 별 특이소견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일주일 만에 이 정도로 담관이 확장되었다면 담도에 소위 “결석”이 있거나 “담도암”이라는 뜻인데, 환자분에게 담도 결석이 있는 경우는 감기 몸살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서 속이 메스꺼운데 이런 증상이 있었냐고 물어봤지만 그런 증상은 없었고 대신에 담도암에서 나타나는 체중감소가 조금 있었다고 합니다.
초음파 소견에서도 담도 결석보다는 담도암에 더 가까운 소견인 현저히 팽창된 담낭이 관찰되었는데 갈비뼈 아래로 만져지는 묵직한 덩어리인 담낭(쓸개)(정상적으로는 갈비뼈 아래에서 담낭이 만져지지 않습니다.)을 만져서 통증이 있으면 다행스럽게도 담관결석인데 통증이 없이 만져지면 담낭암을 의심하는 소위 “Couvoisier sign”이 이환자에게 있었습니다.
담관 하부, 즉 십이지장 근처에 생긴 담도암을 진단하기 위해 바로 CT를 찍으러 보냈더니 1시간 후에 초음파에서 보였던 바로 그 자리에 15mm 정도의 soft tissue가 관찰되어 담도암이 의심된다는 CT 결과지를 며느님이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런 경우는 3곳 즉 담도 하단과 십이지장 일부, 췌장 머리 부분을 절제하는 “ Whipple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을 위해 삼성 의료원 담-췌 담당 교수에게 전원 하고자 연락했더니 내일 바로 오전에 진료를 볼 수 있게 해 주어서 환자에게는 이야기하지 않고 며느님에게만 상세히 설명 후 내일 삼성의료원에서 담도암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들 예를 들어 ERCP(역행성 내시경적 담도 촬영술)와 MRI를 할 거라 하고 CT는 본원에서 찍어서 가기 때문에 삼성의료원에서 다시 찍지는 않을 것이라 설명드렸습니다.
오후 내내 바쁜 외래를 보내면서도 마음은 계속 그 환자에게 가 있었습니다.
얼굴은 노랗게 황달이 와 있고 새벽에 강진에서 출발해서 검사하느라 아침 점심 굶었는데도 밥맛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사실은 강진에서 위암이 의심된다고 위내시경 하면서 조직 검사해 놓은 게 미덥지 않다고 위내시경 다시 하자고 오셨는데 나중에 아시게 되겠지만 “담관암”이라는 걸 아시면 기가 막히실 텐데 배 고프지 않으시냐고 물었더니 입맛이 통 없으시다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남습니다.
환우 여러분!
만성 C형 간염과 담관암은 다소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C형 간염을 앓고 인터페론으로 치료 후 완치되었다고 해도 간암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예가 별로 보고된 것이 없지만 일본에서는 C형 간염 완치 후 간암 발생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하면 간세포암을 일컫지만 드물게 이 환자처럼 간세포가 아닌 담즙을 분비하는 담도에 암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우연히도 일본 간장학회지 10월호에서 이 환자와 같이 C형 간염 완치 2년 2개월 후에 간내에 담도암이 생긴 증례를 보았는데 한 달 만에 제가 본 환자가 간내가 아닌 간외에서 담도암이 생긴 경우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환자도 제 환자도 모두 유전자형이 2형이라 완치가 쉽게 되었고 나이도 일본 환자는 57세이고 제 환자는 63세입니다.
일본 간장학회지에 따르면 이태리, 일본, 미국에서 만성 C형 간염에 의해서 담도암(담관암)이 생길 위험은 9.7, 6.0, 7.9배 높다라고 각각 보고 되고 있고 일본에서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담도암 환자의 약 19.1%에서 C형 간염 항체 양성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만성 C형 간염과 담도암과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본 간장학회지에 따르면 C형 간염과 담도암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담도암의 발생이 보고되어야 한다고 결말을 맺었는데 C형 간염이 간암을 일으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듯이 담도암의 발생에도 간암과는 다른 기전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환우 여러분!!
C형 간염을 진료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하고 C형 간염이 완치되어서 안심하고 있는 많은 환우분들께 어두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완치되었다 하더라도 치료 후 몇 년간은 추적 검사를 해서 이런 환자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환우분들께서도 경과 관찰을 할 필요가 있으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