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경변증인데 위내시경과 위 조직검사는 왜 하나요?
대구에서 간경변증으로 치료받으시는 환자분께서 위내시경을 하신 것 때문에 화가 나신다는 대목을 보고 이 부분은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간 전문의로서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간경변증을 진단하는 검사항목 중에서 위내시경은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로 먼저 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검사입니다.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전체 인구의 7~8% 내외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간경변증으로 인한 위-식도 정맥류 출혈 환자가 많습니다.
위-식도 정맥류 출혈이 있는 경우 단시간에 대량 출혈을 하기 때문에 병원으로 오기 전에 이미 사망률이 30-80%에 이르고 일차적으로 지혈이 되었다 하더라도 1년 이내에 재출혈이 80-95%나 되는 아주 무서운 합병증입니다.
따라서 간경변증 환자는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미리 출혈을 예방할 수 있고 출혈로 인해 간경변증이 더 나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허병원에서 위내시경을 한 것은 절대 과잉진료는 아니고요.
단, 위 조직검사까지 한 것은 과잉진료라기보다는 몰라서 그럴 겁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간경변증 특히 복수가 있다는 것은 우가차카 님의 말씀대로 간경변의 초기인 Child A에 속하는 가벼운 간경변증이 아니라 이미 상당히 간경변증이 오래 진행된 Child B에 속하는 단계까지 진행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Child B 환자분의 위내시경 소견은 간질환과 무관한 일반적으로 속이 안 좋아서 위내시경을 하는 환자분의 “심한 위염 내지는 얕은 위궤양”의 소견과 거의 같아 보이기 때문에 간 전문의가 아닌 일반 내과 선생이 위내시경을 하다 보면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위 조직검사를 버릇처럼 하게 됩니다.
허병원 선생님도 위가 심하게 부어 있고 아니면 위궤양처럼 보여서 조직검사를 하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그 선생님은 간 전문의가 아니신 것 같기 때문에 간경변증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한 경험이 별로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잘 아시다시피 10월 1일 전까지는 간경변증 환자도 간염 환자처럼 ① 혈청 HBV DNA >20,000 IU /ml ( 100,000 copies/ml 혹은 0.5 pg/ml)이며, ② AST/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으로 증가된 경우에만 처방했었거던요.
그러다 보니 정작 항바이러스제의 치료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간경변증에서는 AST/ALT 수치가 80 단위(정상 상한치의 약 2배)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드물고 HBV DNA도 활동성 간염 때처럼 높지 않아 항바이러스제를 보험으로 주지 못하다 보니 처방을 거의 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한 간학회에서는 수년 전부터 간경변 환자에게는(e항원의 유무와 상관없이)
① 혈청 HBV DNA >2,000 IU /ml (10,000 copies/ml 혹은 0.05 pg/ml)이며, ② AST/ALT가 정상 상한치 이상인 경우는 치료를 고려해야 하며 ③ AST/ALT가 정상인 경우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바이러스제의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권장해 오다 보니 이번에 간경변, 간암을 동반한 만성 활동성 B형 간염 환자는
① HBV-DNA가 HBV DNA >2,000 IU /ml 이상이면서
② AST 또는 ALT가 정상 상한치 이상인 경우 보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개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간장약을 처방한 것은 잘못한 게 아닙니다. 간장약은 환자 보호자분 말씀대로 간염 바이러스를 줄여주지는 않지만 손상된 간세포의 재생이나 더 심한 간 손상을 예방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처방하는 겁니다.
간혹 이런 사례를 환자분한테 접하다 보면 간을 진료하는 의사로서 안타까울 때가 많지요. 전공이 아닌 부분을 의사가 진료하다 보면 실수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주제넘게 이렇게 몇 자 쓰는 것도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한때 몸담았던 대학(지금 진료하시는 교수님들이 제 제자 일 겁니다.)이었고 또 허병원의 선생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제 제자일 수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송구스럽지만 몇 자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