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식품,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40대 중반의 중학교 교사인 K씨는 간경변증 초기환자로 오늘 간기능 검사를 받으러 내원하였다. 이 환자는 저희 병원에서 3~4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하기는 하지만 소위 병원치료는 거부하고 "녹즙"이라는 건강식품만이 간경변을 치료할 수 있다고 철저히 믿고 있는 독특한 양반이다. 진료를 하다 보면 간혹 이런 환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암환자라면 문제는 보다 커진다.
지난 수십년 동안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지만, 그로 인한 고령화는 암 발생의 증가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암은 확실히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뿐만 아니라 결국 환자 가족들의 삶까지 황폐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1988년부터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1순위로 암이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암으로 숨지는 한국인은 7만여 명 정도로 전체 사망자 4명 중 한 명이 암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암은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을 좌우하면서 장수사회를 여는 데 최대의 걸림돌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암 환자의 급격한 증가는 그 치료 관리가 환자 본인과 가족들에게만 국한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조기진단의 필요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다 보니 점차 국가적 차원의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의공학과 유전공학, 컴퓨터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암을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치료율을 높이고 있지만,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암 치료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현대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 정복의 길은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를 담당하는 임상의사 앞에 암 치료는 여전히 넘지 못할 벽으로 버티고 있다. 환자는 물론 의사에게도 고통스러운 현실로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으로는 크게 수술 요법과 방사선 요법, 그리고 항암 화학 요법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수술은 종양 부위의 절제 범위, 절제 후유증이 문제가 되어왔고, 항암제는 암세포를 강력하게 공격하지만 동시에 정상세포도 손상시키는 양날을 가진 칼로써 약제의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 암세포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약제의 내성이 문제가 되어왔다. 방사선 요법 또한 종양 주위의 정상세포 파괴, 인접한 장기의 손상과 같은 합병증 또는 후유증이 문제가 되어, 결과적으로 암 환자에 대한 현대의학의 접근은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암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수많은 면역식품과 대체의학 쪽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대체의학은 이름 그대로 의학교육을 통한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행하는 의료 진료가 아닌 전통요법 및 민간요법을 주로 다루는 증상 완화를 그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의학이 주로 병의 원인을 중요시해서 치료결과를 중요시 한 반면 대체의학은 질병을 이길 수 있는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체 장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여러 해독방법들을 활용한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들이란 것이 실제적으로 의학적 기초에 의해서 그 효과가 입증된 것은 극히 드물다는데 문제가 있다.
현대인들에게 21세기는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은 무엇인지, 치료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또 암 치료 방법의 장단점, 암의 재발률 등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리하여 암 치료를 전적으로 의사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 의료진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기능으로 매스컴을 통해서 질병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난무하고 무분별하게 약제가 남용되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시술들로 인해 도리어 치료에 방해가 되는 정보도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의학박사, 소화기내과 전문의 안 수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