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경변증이란 어떤 병인가요?
간경변증의 이해
20대 후반의 L 군이 본인의 외래를 처음 방문했을 때 얼굴에 병색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왠지 건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얼굴에는 여드름이 꽤나 나 있었습니다. 내원한 이유는 L 군의 어머니가 L 군이 초등학교 시절에 간암으로 돌아가셔서 앞으로 결혼을 앞두고 본인이 간검진을 받고자 내원하였습니다. 평소에 전신쇠약감이나 쉬피로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간기능검사 결과는 정상과 비교해서 그다지 차이가 없을 정도로 경미하게 간염 수치(지오티, 지피티)가 증가되어 있었습니다만 간염 바이러스검사에서는 B형 간염 표지자가 양성이었고 높은 감염력을 시사하는 e항원이 양성이어서 간조직검사를 한 결과 초기 간경변증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저로서는 무척 진단결과를 이야기 해주기가 난감했습니다만 본인은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 들이면서 “제 몸은 이제 선생님께 맡기겠습니다” 라고 애써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면서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려옴을 느꼈습니다.
일반인들은 간경변증을 간경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간경변증이란 만성간염이나 술(알코올) 등으로 오랫동안 계속해서 간이 손상 받으면 정상 간세포들이 파괴되고 다시 재생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정상 간세포가 줄어들고 그 부위에 딱딱한 섬유질이 들어차서 간 전체에 광범위하게 흉터가 생겨 간이 울퉁불퉁하고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를 통틀어 말합니다.
이렇게 한번 굳어진 간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 갈 수가 없습니다. 간경변증은 간의 어느 일부분에만 국한되지 않고 간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흉터가 생기므로 질서정연하던 간의 구조가 일그러져 간조직내의 혈액순환이 어렵게되고, 흉터조직으로 대치되지 않은 간세포만 제기능을 하게되므로 간의 주요 기능을 상당히 잃게 됩니다.
간경변증은 단순히 간이라는 하나의 장기에 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우리 몸 전체에 장애를 가져오는 전신적인 병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 이유는 간은 체내에서 500가지이상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담즙생성, 당대사, 단백질대사, 지질대사, 비타민대사, 호르몬대사에 관여하여 우리 몸의 모든 장기에 고루 영향을 미쳐 간에 병이 생기면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간경변증의 증상은 간경변증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L 군처럼 간경변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느끼는 자각증세가 전혀 없이 간 이외의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가 검사한 결과 간경변증이 있음을 처음 알게 되는 수도 있는데 비록 간기능이 많아 나빠져 있기는 하지만 남아있는 간의 기능을 잘 유지하기만 한다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L 군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머지 간의 기능을 잘 보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병세가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지시된 진찰은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L 군은 오늘도 제 외래를 들어 오면서 밝은 표정으로 말합니다. “ 교수님 ! 저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