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경변증이 의심되면 꼭 내시경을 해야 하나요?
간경변증의 진단
30대 후반의 S 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건실한 가장으로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고자 입원하였다가 B형 간염 병력이 있어서 수술을 하는데 내과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지 확인하고자 저에게 의뢰가 왔습니다. 입원해서 측정한 간 기능 검사에서 간염수치가 정상범위이고 환자도 평소에 특이한 자각증세가 없었지만 7년 전 간 조직검사에서 만성 활동성 간염으로 진단받은 병력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간헐적으로 가까운 내과의원에서 간 기능 검사를 해보면 정상 소견을 보인다고 하여 간장약만 꾸준히 복용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환자는 최근 들어 디스크 증상이 심해져서 임의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해서 인지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호소하여 수술 전날 내시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의외로 내시경 소견에서 식도 아랫부분에 정맥류가 발견이 되었습니다. 내시경을 보고 나서 환자에게 “지금까지 몇 번이나 내시경을 받아 보았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지금까지 치료받던 의원의 의사 선생님도 몇 번이나 내시경을 할 것을 종용했지만 환자분이 평소 내시경 하기를 꺼려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내시경을 하지 않았다고 답하였습니다. 이 환자의 내시경 소견에서 식도정맥류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만성간염이 아니라 이미 간경변증으로 병이 진행되었고 간경변증도 초기 상태를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환자가 이전에 한번이라도 내시경을 하였다면 간경변으로 이미 진행된 것을 알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이와 같이 위내시경은 간경변증의 진단과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 환자처럼 간 기능 검사가 정상이어서 간염이나 간경변이 없을 것이라 안심하고 지금까지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 간경변증이 이미 많이 진행되었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10% 내외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간경변증에 의한 위식도 정맥류 출혈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위식도 정맥류 출혈의 경우 단시간에 대량 출혈을 하게 되므로 사망률이 30-80%에 이르고 1년 내 재출혈은 80-95%나 되어 임상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경변증 환자에서 위내시경을 정기적으로 시행해서 미리 출혈을 예방할 수 있으면 출혈로 인해 간경변증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상식이지만 어떤 사람은 내시경을 하다가 도리어 식도정맥류 출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시경을 안 할 핑계를 삼는 환자도 가끔씩 외래를 보다 보면 있습니다만 그럴 위험은 극히 드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