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경변증 환자가 피가 나면 왜 잘 멈추지 않나요?
간경변증의 이해
울산에 사는 B 아주머니는 간경변증으로 10년 넘게 고생하시는 분이신데 요즘 들어 잇몸에서 피가 나서 정작 본인도 피 냄새가 역겨워 밥맛을 잃어 괴롭지만 그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부끄러워 보험설계사인 본인으로서는 대단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를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간경변증 환자는 쉽게 출혈을 하고 출혈 후에도 지혈이 잘 되지를 않습니다. 정상인에서는 코, 구강, 소화관의 점막에서 자연적으로 출혈이 되는 경우가 없는데 그 이유는 우리 신체 내에 출혈을 예방하고 출혈이 있다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지혈을 담당하는 응고인자가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응고 인자는 모두 간에서 합성이 됩니다. 그래서 정상인에서 출혈이 생기면 손상받은 혈관이 즉각적으로 수축을 하고 손상받은 혈관벽에서는 다량의 혈소판들이 서로 엉겨 붙고 연이어 혈액 응고인자가 활성화되어서 지혈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간경변증 환자에서 지혈 장애가 오는 이유는 첫째로 혈소판 수가 10만/μ이하(정상인 혈소판수 : 15-40만/μ)로 감소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이유는 간경변 환자는 문맥고혈압과 울혈성 비장비대를 동반하고 있어 정상인에서는 혈소판의 30% 정도가 비장에 정체되어 있는 반면에 간경변 환자에서는 혈소판의 90%가 비장에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말초 혈액에서는 혈소판 감소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혈소판의 응집력 자체에도 장애가 있어 혈소판이 가지는 고유의 응혈 기능이 상실되어 혈소판 수의 감소 정도보다 더 심한 지혈 장애를 가져옵니다. 두 번째로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응고인자의 합성 장애가 그 원인입니다. 응고인자는 대체로 수명이 짧아 제 때에 새로운 것을 합성해서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간경변시에는 응고인자를 만드는 간세포의 감소로 인하여 합성 기능이 떨어져 제때에 보충을 할 수 없어서 지혈 장애가 생깁니다 이와 같이 간손상 시에 응고인자의 혈중농도를 측정하면 간세포 손상의 정도나 간경변증의 예후를 가늠할 수 있어 응고인자의 변화를 추적 검사하는 것은 간세포의 손상 정도와 예후를 결정하는데 매우 유용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 비타민 K 결핍도 간경변증 환자에서 출혈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치료는 간질환의 개선이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의 출혈성 경향은 간 질환이 진행될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간질환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교정될 수 없는 지극히 만성적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현재 환자가 출혈이 없고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시술을 하지 않는 한 특별히 교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임상에서 간경변 환자에서의 출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식도정맥류 출혈이나 ,문맥 고혈압성 위염, 십이지장 궤양 등으로 인한 출혈인데 이런 질환을 미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출혈성 성향을 교정하는 것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B 아주머니 경우에는 혈소판수가 감소되어 있었지만 혈소판 수혈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혈소판 수혈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혈소판이 또 다시 비장에 정체되기 때문에 혈소판 수혈을 하지 않고 비타민 K를 투여하고 외래 주사실에서 신선 냉동 혈장 fresh frozen plasma을 주사하여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하면서 응고인자 합성을 돕기 위해 단백질이 많은 식이를 하도록 권장하였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몇달 치료 후 B 환자분은 잇몸에서 피가 덜 나온다고 무척 기쁘하셨습니다.





